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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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호 옥상달빛의 노래
Date : 2015-09-11
Name : File : 2015091110064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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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와 공감을 노래하는 옥상달빛의 이야기. 에디터 김경희 포토그래퍼 박기훈

 

 

 

1#

희한한 시대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디지털 싱글 앨범을 들고 찾아오셨는데요. 이번 앨범을 소개해주세요.

윤주 , 안녕하세요. 저희가 이번 앨범에서는 주제를 따로 정하진 않았었고요. 그냥 각자 써온 가사를 서로 보여줬는데, 둘 다 현실적으로 느끼는 지금의 감정을 썼더라고요. 특별히 뭘 위로하려고 생각한 건 아니고, 지금 현실을 직시하는 그런 내용을 쓰고 싶었어요.

세진 앨범 타이틀이 <희한한 시대>예요. 저희가 정치에 대해 많이 알거나 평소에 관심이 많다거나 그렇진 않았거든요. 다만 바로 옆에 있는 사람들만 봐도 이 시대에 굉장히 황당해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저만 해도 그렇고 주변 친구들도 그렇고. 되게 황당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사회이잖아요, 지금 우리나라가. 그런 느낌을 느낀 그대로 담지 않았나 싶어요.

 

<희한한 시대>는 세진 씨가 작사를 맡으셨는데요. 세진 씨가 이 시대를 희한한 시대라고 바라보셨을 때, 윤주 씨도 그 시선에 동감을 했나요?

윤주 , 저는 진짜 너무 좋았어요. 운전을 하다가 세진이가 가사를 읽어줬는데, 깜짝 놀랐어요. 사실, 처음에 쓴 뒷부분 가사는 지금보다 더 현실적이었거든요. 지금은 힘을 내보자 이런 게 들어가 있는데, 처음엔 우리가 갖고 있는 생각을 바로 적었기 때문에, 그래서 오히려 공감이 많이 됐죠. 그리고 이런 내용을 얘기함으로써 옥상달빛(이하 옥달)이 좀 더 얘기할 수 있는 게 다양해지겠다 싶어 너무너무 좋았어요. 제가 이 가사의 팬클럽 회장이에요.(웃음)

 

가사에 보면 사랑에 정복당할 시간도 없는 희한한 시대라고 했어요. 그렇다는 건, 반대로 생각하면 지금은 사랑에 정복당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하신 건가요?

세진 지금이든 언제든, 그럴 때라는 건 없는 것 같아요.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노래도 있잖아요?(웃음) 사랑은 나이를 불문하고 언제나 해야 되는 거고. 남녀노소, 어떤 모양이든 간에 사랑은 꼭 필요한 거 같은데, 이 시대가 먹고 살기 바빠 사랑을 등한시하는 시대가 된 게 아닌가 싶어서 그런 가사가 나오게 됐어요.

 

<희한한 시대>의 나레이션을 유승호 씨가 맡았는데요. 특별히 유승호 씨를 택한 이유가 있었나요?

세진 일단 개념배우고요. 군대 어떻게 가신지 아시죠?(웃음) 유승호 씨가 저희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고, 옥달도 몰랐대요. 근데 저희 기획안만 보고 아 재밌겠다해서 오케이 했다고 해요. 그래서 진짜 고마웠어요. 그게 굉장히 깨어있다는 증거이기도 하고요.

윤주 전 다른 건 다 모르고 그냥 잘생겨서 좋아했었어요.(웃음) 승호 싫어하는 사람 아무도 못 봤고요.

 

또 다른 곡, <내가 사라졌으면 좋겠어>에도 나레이션이 있어요. 이번 앨범에 나레이션을 넣은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세진 저희가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게 가사인데요. 나레이션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오디오 북처럼, 시를 읽어준다는 느낌으로 하면 이 가사가 빛을 발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내가 사라졌으면 좋겠어>는 정말 가사 하나하나가 절절히 공감되더라고요. 저뿐만 아니라 이 시대 많은 사람들이 그럴 것 같아요. 누구나 한 번쯤은 사라져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할 텐데, 이 곡을 쓴 윤주 씨는 어떤 순간에 그런 생각을 하셨는지 궁금해요.

윤주 그게 딱 어느 순간이라기보다는 다음날 시험이면 그때도 사라지고 싶고, 중요한 일 있을 때도 도망가고 싶잖아요. 그럴 때 사라지고 싶은 게 사람이니까. 어른이 된다는 건 뭔가 어려운 일을 딱 마주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근데 저는 아직 그렇지 못한 거 같아요. 도피하려는 성향이 강해서, 조그만 일이 있더라도 늘 그런 생각을 하게 돼요.

 

세진 씨가 갖고 있는 무거운 짐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줄 수 있나요?

세진 무거운 짐? 가족?(웃음) 부양가족이 강아지, 고양이들도 있어서 먹여 살려야 되거든요. 굉장히 힘들어요 지금. 사료값 충당하기도 어렵고. 또 요즘엔 강아지가 많이 먹어요. 그래서 제가 한 번이라도 더 밖에 나가서 돈을 벌어야 돼요. 노래를 한 번이라도 더 부르고, 어디서든 노래 부를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죠.(웃음)

 

그동안의 앨범에서도 치유와 공감, 위로의 노래를 하긴 했지만, 이번 앨범은 특히나 많이 진지하고, 무게감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이런 이야기를 꼭 한번 하고 싶었던 건가요?

윤주 저희는 그냥 그때그때 생각하는 걸 하자는 마음으로 곡을 써왔어요. 지금 이런 노래가 안 나왔으면, 마땅히 할 얘기가 없었을 거예요. 우리 나이 또래도 그렇고, 대학생들부터 어른들까지, 이 시대에 대한 생각을 단 한 번이라도 안 해본 사람이 있을까 싶어요. 그래서 이 얘기를 언젠가 꼭 한번 해야지보다는 그냥 이 시기가 그런 얘기를 하게끔 만들어진 것 같아요.

 

가사는 좀 어둡지만, 옥달만의 가벼운 멜로디로 풀어서 그런지 너무 무겁진 않더라고요. 그게 옥달의 매력인 것 같아요.

윤주 사실 좀 작정을 했어요. ‘멜로디가 가볍지 않다면 곡이 너무 슬프겠다. 오히려 밝게 듣는 게 좀 편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일부러 밝게 곡을 썼어요.

 

 

2#

하고 싶은 음악

 

두 분의 시작으로 거슬러 올라가 볼게요. ‘동방울 자매로 시작했다고 들었어요.

세진 저희는 동아방송대 작곡과 동기로 만났고요. 둘 다 좀 많이 돌아온 편이에요. 윤주는 클래식을 쳤었고, 저는 재즈 피아노를 했다가 더 이상 남의 음악, 죽은 사람 음악을 치기 싫다.’ 해서

윤주 못 쳐서 그래요 못 쳐서.(웃음) 제가 베토벤을 충족시킬 수 없더라고요.(웃음)

세진 둘 다 아르바이트도 많이 하고, 입시도 실패하고 그러다가 극적으로 스물네 살 때 입학해서 작곡과에 갔어요. 근데, 주변을 둘러보니 어린 애들이 많은 거예요. 그래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아는 언니가 너랑 동갑인 친구가 있어. 가서 인사 좀 나눠봐.” 해서 만나게 됐어요. 이름 물어보고 사는 데 어딘지 물어봤는데 그냥 너무 웃긴 거예요. 개그 코드가 잘 맞는구나 싶어서 그 이후로 되게 친하게 지냈어요. 사실 학교 다닐 당시에는 같이 밴드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못 했어요. 일단 저는 작곡만 하는 사람이 되려고 학교 갔던 거고, 윤주는 싱어송라이터의 꿈을 가지고 있었죠. 그리고 음악 성향도 완전 달랐어요. 그랬는데, 어쩌다 보니 둘의 교집합으로 옥달을 하게 됐어요.

 

두 분이 스물넷이란 나이에 다시 입시를 치르셨잖아요. 그런 과정이 있기 때문에 좀 더 청춘에 대한 애정이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만약 그런 과정이 없었더라면 두 분이 지금만큼 청춘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만큼 따뜻했을까?’라는 생각도 들고요.

윤주 그렇죠. 분명히 그건 있을 거 같아요. 그때 제가 스무 살 때 대학에 들어가고 뭐하고 뭐하고 촘촘하게 살았다면 지금 이렇게 됐을지는 모르겠어요. 어렸을 때 작곡을 전공해서 대학을 나오면 다른 친구들보다 학원 레슨을 하면서 돈을 좀 쉽게 벌 수 있거든요. 그러면 거기에 안주했을 것 같기도 해요.

 

옥달의 노래들을 보면 사랑이라는 키워드보다는 인생, 우정, 청춘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 거 같더라고요.

세진 윤주 같은 경우는 그동안 사랑을 쭉 하면서 살아왔는데,(웃음) 저는 좀 정체기가 있었거든요. 4~5년 동안 가뭄 같은 시기가 있었는데, 그때는 사랑을 안 하니깐 사랑 노래가 안 나오나 보다 했죠. 근데 윤주는 끊이지 않고 있었는데도, 별로 사랑 노래에 대해서 미련을 같고 그러지 않더라고요.

윤주 사랑 노래는 쓰기가 너무 어렵고요. 좋은 노래도 너무 많아요. ‘이럴 때 이런 노래를 들어야지했을 때, 그런 노래들이 이미 다 있어요. 그런데 사랑을 제외하고 이런 노래를 듣고 싶다라고 하는 노래들이 생각보다 없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좀 더 관심 있고, 사랑보다는 잘할 수 있는 얘기를 하자 해서 지금까지 왔어요. 근데 언젠가는 진짜 하트 엄청 많고 앨범 제목도 러브뭐 이런 거를 해보고 싶어요.(웃음)

 

원래 두 분이 추구하던 음악은 어떤 스타일이에요?

윤주 저는 좀 더 딥하고 추상적인 걸 좋아했어요. 어둡고 제3세계 같은, 아티스트만이 가질 수 있는 그런 곡들이요. 근데 그때는 모르고 들은 게 더 컸을 거예요. 사운드적으로 멋있는 음악이 너무 멋있게 느껴졌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깐 분명히 멋있는 음악이긴 한데, ‘무슨 얘길 하고 있지?’ 싶은 순간이 오더라고요.

세진 저 같은 경우는 옛날 팝 같은 노래를 좋아했어요. 지금도 그렇고 멜로디가 좋은 옛날 팝이나 일본 팝도 좋아하고요.

 

그럼 어쩌다 둘의 교집합을 찾게 된 거예요?

세진 일부러 찾으려 했다기보다는, 둘이 재미로 흥얼거리다가 우연히 곡을 하나 쓰게 되고, 그런 거예요. 저희 노래 중에 <똥개훈련>이라는 곡 같은 경우는 되게 황당하게 쓰여진 곡이에요. 아무렇게나 노래 부르고 가사 붙이고 하면서 나왔는데, 그 노래를 가장 좋아하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그런 거 보면 신기하기도 하죠. 그때는 좀 모든 걸 재밌고 살짝 장난스럽게 했어요. 어리기도 했고. 근데 한해 한해 지나갈수록 저희도 나이를 먹으니깐, 가사도 달라지고 멜로디도 달라지고 추구하는 성향도 바뀌게 되면서 달라지더라고요. 저는 이렇게 달라지는 것이 좋다고 봐요. “옛날보다 음악 안 좋네.” 그런 거 있잖아요. 근데 아티스트나 음악 하는 사람은 언제나 새로운 걸 추구해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생각이든, 음악이든. 그래서 우리의 생각이 변하면서 그에 맞게 달라지는 가사도 되게 좋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뭔가 좀 더 깊이 있는 음악을 만들면 좋겠다 싶어요.

 

그런데 사실 음악을 시작하셨을 때와 지금은, 두 사람을 둘러싼 상황이 여러모로 많이 달라지셨을 것 같아요.

윤주 그게 우리가 조금 더 배가 부르면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직 배고파요.(웃음) 당연히 예전과는 모든 게 다 변한 거 같긴 해요. 전에는, 클럽에서 공연하고 밴드들한테 돈도 못 주고 그랬었거든요. 그래서 그때 저희 목표가 먹을 거는 꼭 먹으면서 하자.’였어요. 친한 친구들이 돈도 안 받고 클럽에서 같이 공연해주는 게 너무 고마웠거든요. 근데 이젠, 먹을 거는 정말 화끈하게 살 수 있는 상황이 됐어요. 그런 게 우선 제일 큰 변화인 거 같아요.

세진 먹는 것도 그렇고, 저희가 이제 생계를 음악으로만 이어갈 수 있다는 거. 그거는 요즘 같은 세상에서 정말 축복받은 거 같아요. 다들 메인 잡이 따로 있고, 아르바이트도 하잖아요. 그런 분들도 많은데, 저희는 그래도 그런 아르바이트를 안 해도 되는 거죠. 예전에는 저희 둘 다 학원 다니면서 애들을 가르쳤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시기가 좀 지나서 점점 벌이도 나아지고 좀 더 발전하고 여유도 생기고 그러는 게 너무 감사해요. 앞으로도 이것보다 더 많기를 바라기보다는 이 정도만 유지해도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죠.

 

대중과 공감하고 소통하려면 노력도 많이 필요할 텐데, 그 감성들을 어떻게 끌고 오는지, 따로 노력도 하는지 궁금해요.

윤주 소녀답고 소년다운 게 있는 사람이 끝까지 맑고 아름다운 음악을 할 것 같긴 한데요. 그 속에는 움켜짐이 있으면 안될 것 같아요. 제가 양희은 선배님을 너무너무 좋아하는데, 그 나이에만 할 수 있는 음악을 하시는 게 있잖아요. ‘아 난 젊어져야 돼라는 움켜짐 같은 게 하나도 없어서 좋아하거든요. 소녀 같은 걸 잃지 않으려 노력을 분명 해야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내가 나이를 먹음에 있어서 인정을 하면 오히려 그게 더 쉽게, 어렵지 않게 놓을 수 있는 거 같아요. 내가 그런 마음만 인정한다면 굳이 그렇게 갑자기 늙어진다거나 그러진 않을 거 같아요. 저희도 40대가 되면 40대에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는 것일 테니까요. 그래서 오히려 나이 먹는 게 두렵진 않은데, 여자로서는 약간 두려워요.(웃음)

세진 간혹, 되게 젊어 보이려고 젊은 감성을 내려고 애쓰는 뮤지션들이 있어요. 그런 거 보면 안타깝죠. 얼굴에 뭔가를 아무리 해도 젊을 때만큼 예쁘지 않잖아요. 곱게 늙을 수 있는 그런 마음가짐과 여유. 그리고 음악도 나이에 맞춰서 하는 게 좋은 거 같아요. 나이를 먹어도 뭐든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마음, 그것만 유지한다면 되지 않을까요?

 

 

3#

옥상달빛의 시선

 

대중의 관심이 커질수록 부담감도 더 생기지 않나요?

세진 그런 부담감이 있기도 해요. 공연에 가면, 팔짱 끼고 그래 어디 한번 해봐라하는 눈초리를 받을 때도 있죠. 근데 저희가 혼자가 아닌 둘이라 다행인 거 같아요. 그럴 때 되게 많이 긴장하잖아요. 잔뜩 얼거나 그러기도 하는데, 한 명이 패닉이 오면 한 명이 정신 차려주기도 하죠. 근데 공연을 하면 노래보다 일단 저희 자체를 인간적으로 봐주시는 분들이 생기는 거 같아요. 그래서 크게 걱정하고 있지는 않은데, 하나 걱정인 것은, ‘라이브를 잘해야 되겠구나.’ 모니터하면서 느끼는 거예요.

윤주 공연에는 우리를 보려고 돈을 내고 오신 분들이기 때문에, 마음을 열고 보는 분들이 대부분이에요. 그래서 되게 흉한 꼴 아니면 미워하지 않으시니깐, 더 작정하고 까불기도 하죠.

 

이번엔 좀 철학적인 질문인데요. 행복한 삶이란 뭐라고 생각하나요?

세진 예전에는 이런 질문을 들으면 바로바로 대답이 나왔어요.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아야 행복한 것이다, 어쩌고저쩌고.’ 뭐 그렇게 얘기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하루하루 나이를 먹고 시간이 지날수록, 행복에 대해서 예전만큼 가볍게 대답하기는 어려운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많이 포기하는 만큼 행복하다? 그런 얘기를 어디서 들었는데요. 너무 많이 가지려고 하거나, 너무 많이 이루려고 하거나, 그렇게 욕심을 부리게 되면 그만큼 행복하기 어려워진다고 하더라고요. 그 얘기를 듣고 난 이후에는 그런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윤주, 예를 들면 제가 누구한테 10개를 줬을 때 10개가 돌아오지 않으면, 그게 되게 불행한 거잖아요. 근데, 10개를 주는 거로 끝낼 수 있다면 그게 진짜 행복한 거 같아요. 세진이 말과 비슷한 얘긴 거 같은데. 연인도 그렇고 가족도 그렇고 내가 뭔가를 줬을 때, 기대하고 받기를 원하고 기다리는 게 있잖아요. 근데 제가 요즘 그런 걸 느껴요. 결혼하고 나서 보니, 연애랑은 또 다른 뭐가 있더라고요. 내가 이 사람한테 기대하지 않았을 때 오는 그런 게 더 배가돼서 오는 게 있기 때문에 뭔가 기대하는 걸 좀 줄이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그냥 내가 주는 거에서 행복을 느끼는 게 가장 행복한 거 같아요.

세진~ 마더 테레사.(웃음)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춘으로서 우리가 어떻게 살면 좋을까요?

윤주 요즘 열정페이가 문제잖아요. 열정페이는 정말 말이 안 되는 거 같아요. 이걸 좋아한다고 해서 돈을 적게 줘도 된다는 그런 생각 자체가 말이 안 되죠. 어제 식당에 갔다가 식당주인이 질 하는 모습을 봤어요. 그게 그 가게에서만 벌어지는 일만은 아닌 거 같은 거예요. 주변 친구들 중에 갑질 당하는 친구들도 너무 많고, 그런 얘기를 정말 많이 듣는데요. 그런데 거기다 대고 저희가 얘기할 게 없더라고요. 그만두라고 말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참으라고 하기엔 이 친구들이 병이 나고 있고. 예전 같았으면 조금 쉽게 던질 수 있는 얘기들이었는데, 이게 현실로 다가오다 보니깐 말을 좀 아끼게 돼요. 그냥 듣기만 하고. ‘뭐 내가 잘 알지는 못하지만 힘들겠구나.’ 정도밖에 얘기를 못 하겠더라고요. 내가 안 겪어본 걸 겪은 사람들에게 무슨 얘기를 해줘야 될지 모르겠어요.

세진 저희 노래 중에<없는게 메리트>라는 게 있거든요. ‘없는 게 메리트라네, 있는 게 젊음이라네.’ 너희는 가진 게 젊음이니깐 그걸 메리트 삼고 열심히 해봐, 이렇게 얘기를 한 거나 다름없었거든요. 그땐 저도 그렇게 생각을 했고. 근데 지금은, 내가 지금 이런 상황을 겪고 있는 건 내 탓이 아니고 구조적인 문제인 거예요. 구조적인 문제인 건데, 사실 크게 목소리 내기가 두렵잖아요. 그래서 신세 한탄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번 앨범 <희한한 시대>도 신세 한탄하는 노래예요. 그래서 그 친구들한테 이 노래 듣고 네 기분이 그전보다 좀 나아진다면. 누나, 언니는 행복하겠다.’ 정도의 공감만 하고 있어요. 그 정도의 얘기밖에 못하겠어요.

 

두 분이 옥달을 시작하셨을 땐 20대였고, 지금은 30대가 되셨잖아요.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면서 달라진 것도 있나요?

세진 피부랑 생각하는 것. 이 두 개가 완전히 달라졌죠.

윤주 좀 더 넓어진 거 같아요. 라디오 같은 데서 얘기할 때도, 예전에는 이만큼 밖에 얘기를 못 했다면, 이젠 나이가 있으니깐 조금 더 넓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윤주 씨 같은 경우 엔, 결혼 후에 달라진 게 있나요?

윤주 어른들이 그러시는데, 애기가 없으면 별로 달라지는 게 없대요. 저도 아직은 그런 상황인 거 같아요. 애기가 없어서 그냥 연애하는 느낌이에요.(웃음)

 

세진 씨가 옆에서 보기에 부럽지 않은가요?

세진 당연히 부럽죠. 좋아 보이고. 저도 1~2년 안에 결혼하지 않을까.(웃음) 유부녀 밴드로 거듭나려고요.

 

컨셉진의 이번 호 주제가 마침 친구인데요. 서로 어떤 친구인지 정의해주세요.

윤주 지금은 뭐 매일 보는 친구라서 가족보다는 더 가까운 거 같아요. 가족은 결혼하고 나니깐 더더욱 뵙기 힘들게 됐거든요. 가족과 얘기 못 하는 거를 세진이랑 많이 나누기도 하고. 서로 나이가 하나씩 늘어가면서 공유하는 게 조금 더 많아지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결혼 얘기도 옛날엔 하지 않았었는데, 좀 더 하고. 가족 얘기들도 그렇고. 다른 데서 할 수 없는 얘기들을 많이 나눌 수 있어서 좋아요. 근데 또 심지어 매일 만나.(웃음)

세진 저는 윤주랑 서로 마음을 얘기하지 않아도 아는 사이 같아서 좋아요. 말하지 않아도 아는, 그냥 바라봐도 아는, 그런 느낌?

 

두 분이 살짝 안 맞을 때는 없어요?

세진 성격적으로는 되게 다른 스타일이거든요. 어떤 때는 제가 오해한 적도 있었고. 윤주도 저한테 답답한 게 있었을 테고. 근데 그걸 가지고 빅 매치 파이트를 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시간이 지나가면서 자연스럽게 풀렸어요. 성격이 너무 다르니깐, 다르다는 걸 이해하면서 다 해결됐어요.

 

 

곧 뉴욕에서 십센치와 조인트 공연도 있을 예정이신데요. 그 공연은 옥달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윤주 멋진 의미가 있죠. 최고의 의미죠.(웃음) 저희가 지금까지 일본에서만 했었는데, 일본이 아닌 다른 곳에서, 게다가 뉴욕에서 한다는 게 굉장히 좋은 의미고요. 그리고 사실 저한테는 좀 더 의미가 있는데요. 뉴욕에서 공연을 준비하는 친구가 제 고등학교 때 친구예요. 버클리에서 음악을 공부한 친군데, 그 친구가 어느덧 그렇게 돼서 저희를 이렇게 섭외하는 것 자체가 너무 좋은 거죠. 친구가 잘되면 시기 질투 하지 말라는 어른들 말이 있잖아요. 근데 우리는 이 친구가 잘되면 어느새 나를 끌어 주고, 내가 잘되면 이 친구를 또 끌어 주고.’ 그런 사이가 된 거 같아서 좋아요. 우리를 그만큼 생각해줘서 고맙고. 또 우리가 가서 잘하면 그 친구한테도 좋은 결과가 있을 거 같고요.

 

마지막으로, 두 분이 앞으로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윤주 그냥 계속 음악을 하고 싶어요. 그게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그때그때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저는 봉사나 이런 거에 관심이 좀 있어서, 제가 조금 더 그렇게 할 수 있는 시간이 온다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요.

세진 우선 인륜지대사를 1~2년 안에 해결하고, 유부녀 밴드가 돼서 저희가 하고 싶은 얘길 계속하고 싶어요. 일단, 제 삶을 잘 만들어가고 싶어요. 이 긴 인생을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은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것도 잘해보고 싶고. 주변 사람들과도 잘 지내고 싶고. 그렇다면 제가 음악을 좀 더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 삶이 기본적으로 안정되면? , 삶을 잘 영위해 나가고 싶다는 게 제 계획입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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