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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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호 함께 하기
Date : 2015-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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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달빛, 요조, 십센치가 소속된 레이블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의 김형수 대표를 만났다. 에디터 김재진 사진 박기훈

 

시작

 

안녕하세요. 먼저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가 어떻게 탄생 됐는지 궁금해요.

처음부터 레이블을 만들려고 했던 건 아니에요. 저는 고등학생 때부터 음악만 열심히 해온 뮤지션이었어요. 가끔은 주변 친구들을 프로듀싱 해주며 지냈고요. 그러다 2008년도에 옥상달빛을 만났어요이 친구들의 음악을 프로듀싱 해주며 친해져 나중에는 운전도 해주고 홍보도 도왔어요. 때로는 불이익당하지 않게 보호해주는 역할까지 하게 됐죠. 그러다 보니 저희는 딱히 회사라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남들이 봤을 때는 이미 회사가 됐더라고요. 그래서 사업자도 내게 됐고, 그전보다는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직원도 뽑게 됐죠. 그 뒤로는 자연스럽게 전부터 알고 지낸 뮤지션들이 찾아왔어요. 그렇게 레이블이 된 거죠.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의 시작은 옥상달빛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인연이 되었나요?

어느 날 친구의 미술 전시회에 따라갔다가 이 친구들의 공연을 봤어요. 당시에는동방울 자매였죠. 그 전시회를 위해 긴급하게 만들어진 동아방송대 팀이었는데 그들의 자작곡을 듣고 놀랐어요. 제가 그동안 홍대에서 들었던 것과는 너무나 달랐거든요. 밝고, 공연 내내 관객과 즐겁게 대화하는 게 제게는 큰 충격이었어요. 그동안 홍대 공연에서는 그런 걸 한 번도 못 봤어요. 그때는 홍대 클럽씬에서 활동했던 싱어송라이터들이 주로 영국 스타일이 많아 대부분 진지하고, 우울한 느낌이었어요. 관객과 대화도 거의 없었죠. 그때 받은 인상이 정말 좋아 제 앨범의 피처링을 부탁하며 인연이 되었죠

 

레이블을 설립할 때쯤 음악을 그만하려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제가 고등학생 때부터 음악을 시작했는데 2~3집 정도 내면서 큰 회의감을 느꼈어요. 그동안 그냥 열심히만 해왔다는 생각에 지친 거죠. 그래서어떻게든 되겠지, 막살자.’ 이런 생각으로 당시 유학을 가려는 여자 친구를 따라 무작정 떠났어요. 옥상달빛의 음악을 작업한 것도 그렇게 외국에 나가 있다 비자 때문에 잠시 우리나라에 돌아왔을 때였어요. 그때는 그냥 욕심도 계획도 없이 막 살았어요. 한국에 들어왔다가 컴퓨터 팔고, 빚져서 또 나가고 그렇게 살았죠. 재밌는 건 당시에 돈도 없고 빚도 많았는데 옥상달빛의 음반을 발매해야 할 때쯤 우연히 통장을 보니 천만 원이 들어와 있는 거예요. 저작권 협회에서 들어온 거였어요. 그동안 저작권 협회에서 그런 큰돈이 들어왔던 적이 없었기에 황당했죠. 그래서 며칠 동안 그 돈을 못 썼어요. ‘이거 정말 내가 써도 되는 건가?’ 싶고, 무섭더라고요. (웃음) 이름은 확실히 제가 맞는데 돌려 달라고 할까 봐 전화해서 물어보지도 못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제가 일본에서 음반을 낸 적이 있는데 그게 한국어 교육 방송에서 사용되어 들어온 저작권료인 거예요. 저에게는 그게 로또처럼 느껴졌어요. 돈도 없고 막막한 상황에서 그걸로 빚도 갚고 옥상달빛 음반도 낼 수 있었거든요. 막살기로 하고 마음을 비웠는데 신기하게 딱 필요한 순간 행운이 찾아오더라고요

 

당시 음악인으로서 느낀 회의감은 구체적으로 어떤 거였는지 궁금해요.

어릴 때부터 계속해온 음악이 어느 순간 창작자로서 한계에 부딪혔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아무리 열심히 해도 그 이상을 못 하겠더라고요. 또 아티스트라면 자기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해가 지날수록 그 원동력이 사라지고 있다는 느낌도 받았고요. 2, 3집을 내며 제가 생각했던 것만큼 반응이 없어 힘도 빠졌죠. 그 당시에는나는 뒤에서 친구들을 도와주는 역할은 잘하는 거 같은데 내 거는 왜 이렇게 못하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음악을 안 해야겠다는 건 아니었고, 잠깐 내 음악을 쉬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거죠.

 

많은 인디레이블이 있는데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의 성장세가 유독 눈에 띄어요. 왜일까요?

글쎄요.(웃음) 저는 아직도 제가 사업을 하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제가 뮤지션이었기 때문에 음악 하는 동생들, 친구들한테 최대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동을 돕는 정도라고 생각해요. 계약적인 부분에서도 최대한 아티스트들이 우선적으로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돈을 벌려고 시작했던 건 아니었기 때문에 회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운영하려는 그런 욕심은 없어요. 어느 순간 그런 소문이 뮤지션들 사이에서 난 거 같아요. 또 딱히 브랜딩을 전문적으로 한 건 아닌데 저희가 즐겁게 노는 것처럼 일하는 모습이 좋게 보여 그게 저희 회사만의 이미지가 된 거 같아요

 

 

 

정체성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에는 옥상달빛, 십센치 같은 유명한 아티스트들이 많아요. 그래서 이곳이 인디레이블이 맞는 걸까?’란 생각도 들고요.

저희는 인디 레이블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사실 처음부터 인디라는 틀 안에 갇혀 있고 싶진 않았어요. 세상에 어떤 가수가 나는 인디 음악 하는 사람이니깐 내 음악은 클럽에서만 들려야 하고, 마니아들만 들었으면 좋겠다고 하겠어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자기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 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요. 다만 저희가 자본이나 힘이 없어서 TV 매체 같은 건 나가기 어려운 점이 있어요. 또 대중매체에 나가려면 아티스트들도 예능감이나 음악 외의 엔터테이너로서의 감도 필요한데 그걸 억지로 요구할 순 없잖아요. 그래서 아티스트마다 성향에 맞게 자체적으로 영상도 찍고 콘텐츠도 만들어서 대중과 소통하려고 해요. ‘인디냐 아니냐의 정의보다 중요한 건 아티스트들의 활동을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도울 수 있는 레이블이냐인 것 같아요

 

회사 입장에서는 자기 음악만 하려는 아티스트들 때문에 수익적으로 고민되는 부분은 없나요? ‘조금 더 대중적인 음악을 해줘야 수익이 나아질 텐데같은 고민이요.

주변 분들은 저희에게 공장을 예로 들며공장에서 다양한 걸 만드는데 그중에 수익이 나쁜 라인이 있다면 그걸 없애야지 왜 끌고 가느냐?’라는 말을 많이 해요. 하지만 저희는 그런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요. 아티스트와 함께하기로 한 이상 그 아티스트의 음악을 기본적으로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라는 레이블의 정체성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사실 그런 고민은 회사 차원이 아니라 아티스트 자체적으로도 항상 하고 있어요

 

하지만 자기 음악만 하는 사람이 회사에 너무 많고, 대중적인 음악을 지향하는 가수가 적으면 경영상 문제가 될 것 같아요. 결국은 그 비율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재작년 1~2월쯤 주변에서는 저희 회사가 너무 잘 된다고 할 때였는데정작 회사에는 돈이 하나도 없었어요. 매출이 적은 건 아니었지만 저희가 아티스트들과 갑을 관계는 아니었기 때문에 수익 배분을 아티스트 위주로 하기도 했고, 수익과 상관없이 좋은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들이 많았기 때문이죠. 그때 처음으로 계속 이렇게 갈 순 없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어요. 그래서 우리의 색은 그대로 유지한 채 전문적이고 지속 가능한 회사가 되기 위한 고민을 하게 됐어요.

 

인디씬의 아티스트들은 굉장히 자유롭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회사라면 어느 정도 규칙과 통제가 있을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 부분은 어떻게 끌고 가나요? 예를 들어 음반을 막 발매한 아티스트가 어렵게 잡아놓은 스케줄을 모두 하기 싫다고 하면 참 난감할 것 같아요.

대부분 인디 레이블들은 몇 군데 빼고는 아주 자유로워요. 저희도 그렇고요. 회사의 통제 같은 건 없어요. 어렵게 잡은 스케줄이고 홍보 차원에서 꼭 필요한 거라도 그 아티스트가 싫다고 하면 취소하게 돼요. 우리는 아티스트를 위해 일을 하는 거기 때문에 하기 싫은 걸 강요할 순 없어요. 다행히 그런 경우가 많진 않아요. 그리고 아티스트가 안 나가겠다고 하는 경우에는 대화를 해보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요. 그들도 무턱대고 저희를 괴롭히기 위해 그러는 건 아니거든요. 대화를 하다 보면 서로 느껴요. 그 친구도 제가 왜 이걸 해야 한다고 하는지 이해하게 되고요

 

음악적으로 너무나 뛰어난데 게으르다면 그걸 바꿔서라도 같이 하나요? 아니면 천성은 바뀔 수 없다고 생각하고 포기하시나요?

게으른 건 문제가 안 될 것 같아요. 게을러도 음악 잘하고 자기 걸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5년에 한 번 음반을 내더라도 그건 자기 방식인 거죠. 딱히 문제 될 건 없어요. 저희가 음악을 찍어내는 공장은 아니기 때문에 생산성에 초점을 맞추진 않아요. 그러다 보니 어떤 친구들은 미친 듯이 음반을 내려고 하는데, 어떤 친구들은몰라 안 해!’ 하고 마는 친구들도 있어요. 그런 친구들은 대화도 하고 어울리며 조금씩 하게끔 하는 정도가 제 역할인 거 같아요. 다들 자기만의 속도가 있는 거죠.  

 

 

고민

 

최근에는 SNS 시인 하상욱 씨도 레이블에 합류했어요. 뮤지션만 있는 레이블이라고 생각했기에 다소 의외였어요. 어떤 측면에서 영입하신 건가요?

많은 회사들이 있는데 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저희에게 연락을 주셔서 저희도 좀 의외였어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볼수록 발상이 재밌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분이기도 했고요. 그래서 일단 한번 만나보기로 했어요. 제가 그동안 지켜보니 SNS에서 뜬 사람들은 계약적인 부분이나 아티스트 보호 차원에서 손해를 보는 문제가 있었어요. 하상욱 씨도 그런 경험이 좀 있어서 함께할 조직을 원했던 상황이었고 저희도 하상욱 씨가 뮤지션은 아니지만, 아티스트기 때문에 저희와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장 토크 콘서트 같은 걸 기획할 수도 있고, 요조나 옥상달빛, 십센치 같은 저희 아티스트 공연에 함께해도 재밌을 거 같고요.

 

십센치 같은 경우에는 이번 앨범을 해외에 동시에 발매해 싱가포르 차트에서 1등을 하기도 했어요. 해외 진출에 대한 욕심도 있으신가요?

해외는 당연히 욕심나죠. 아티스트의 창작물을 알리고 아티스트에게 그다음 목표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게 저희의 일이기 때문에 시작이 동네 클럽이면 콘서트홀, TV로 나가야 하고 그다음은 해외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디 레이블의 가수라고 해서 꿈이유희열의 스케치북나가는 것으로 끝나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이미 국내에서 많은 사람들이 듣는 아티스트가 됐다면 그다음 목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메이저 기획사 쪽은 어떨지 모르겠지만해외로 진출하기 위한 프로모션 같은 걸 전문으로 할 수 있는 기획자가 별로 없어요. 그래서 쉽진 않아요. 십센치가 싱가포르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건 저희가 대단한 노력을 해서가 아니에요. 아직까지도 다들 앨범을 전 세계 동시발매 하려고 하질 않는데 저희는 기본적으로 앨범은 동시 발매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CD 같은 걸 해외에서 판매하려면 복잡하겠지만, 온라인 유통은 조금만 신경 쓰면 가능하거든요. 하지만 발매와 별개로 프로모션은 전문적인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크게 성과는 없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시간이 지나다 보니 저희가 멜론과 직접 프로모션 논의를 하듯 해외 음원 사이트와 직접 프로모션을 이야기할 수 있는 단계가 된 거예요. 싱가포르에서의 성과도 그런 차원에서 얻은 결과물이에요.

 

인디 음악도 KPOP 아이돌 음악처럼 해외에서 통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아직 큰 성과는 없지만 5~10년 안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십센치는 일본으로, 요조는 중국으로 꾸준히 나가고 있어요. 미국 공연도 잡혀 있고요. 국내에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친구들이기에 일본, 중국, 동남아 시장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해외에서도 아티스트의 브랜드를 꾸준히 키워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그래서 대규모 페스티벌보다는 해외에서 작은 공연이라도 단독으로 꾸준히 하려고 해요.

 

회사 설립 후 4년 동안은 본인의 월급이 없었다고 들었어요. 아무리 좋아서 하는 일이라지만 너무 힘들었을 거 같아요.

그런 생활을 했던 건 일종의 습관 같은 거예요. 저는 어릴 때부터 음악을 해왔기에 돈 없이 살아가는 거에 익숙해졌어요. 레이블을 설립한 후에도 그동안의 방식으로 살아온 것뿐이죠. 회사는 항상 돈이 생기면 필요한 데 쓰고 하는 방식으로 운영했어요. 그 상황에서 제 걸 먼저 챙겨 버리면 다른 곳에 쓸 수 없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제 월급은 뒤로 밀렸던 거죠. 그래도 제 음악을 하며 크게 인정받지 못했던 거에 비해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는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게 보였기 때문에 일단 그것만으로도 상당히 만족스러웠어요. 그런데 이런 생각에 대한 전환점이 지난해 7월이었어요. 계속 이렇게 해오다 보니 남들은 잘된다고 하는데 정작 저와 회사는 경제적으로 힘든 딜레마에 빠지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의 색은 그대로 유지한 채 새로운 법인을 만들어 투자를 받는 형태로 풀어나가고 있어요. 이제는 대표로서 월급 받으며 일을 하고 있고요. 더 좋은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 확장하고 있는 거죠.

 

투자를 받으면 투자해준 쪽의 의견을 반영해야 하기에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의 색을 지킬 수 없다는 불안감은 없었나요?

레이블은 아티스트만을 위해서 일을 해야 해요. 그런데 당연히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에 직접 투자를 받게 되면 수익 위주로 평가를 받아야 하니깐 아티스트들과 돈으로 자꾸 엮이게 돼요. 그래서 아티스트들을 위한 레이블과 분리된 새로운 법인이 필요했어요. 영상이나 유통, 제작 쪽 일을 하는 독립된 회사로서 투자를 받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면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의 소울은 소울 대로 지킬 수 있고 회사는 조금 더 전문화된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한 거죠. 이런 계획을 세워 실행한지 얼마 안 됐어요.

 

미래에 대한 고민이 느껴져요. 앞으로 어떤 회사로 남고 싶나요?

어쨌든 변했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아요. 저희는 분위기가 다른 조직과 많이 달라요. 새벽까지 남아서 일을 한다거나 주말에도 나와서 일을 해도 다들 웃으며 즐겁게 해요. 아티스트들과 스태프들이 모여서 화목하게 일도 하고 노는 거죠. 큰 회사든 작은 회사든 이런 경우가 별로 없더라고요. 뻔한 이야기지만 가족 같은 회사라고 생각해요. 아티스트가 밥을 해서 같이 먹고 새벽까지 함께 일하고 하는 게 보통의 회사 개념은 아니죠. 출퇴근 시간도 기본은 11시 출근, 8시 퇴근이지만 알아서 하라고 간섭하지 않아요. 휴가를 일주일이든 한 달이든 가도 자기 맡은 역할만 잘해낸다면 상관없고요. 이렇게 할 수 있는 건 기본적으로 저희가 그동안 같이 만들어온 문화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 문화가 정확히 뭐라고 설명하긴 어렵지만, 저희끼리는 느낄 수 있거든요. 그게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얼마 전에도 큰 투자를 할 테니 강남으로 회사를 이전하라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강남 사무실도 엄청나게 좋았고요. 제가 그때 옥상달빛 친구들에게 고민을 털어놨어요. 결론적으로는 가지 않기로 했어요. 거기 가면 같이 밥도 못 해먹을 거 같고, 이렇게 카페에 앉아 대화도 못 나눌 것 같았거든요. 이런 게 작은 거 같아도 중요한 우리 문화니까요.

 

음악을 할 때보다 지금이 더 행복한가요? 앞으로 어떤 삶을 꿈꾸시나요?

지금이 훨씬 행복하죠. 음악을 그만둘 때는 행복해서 그만둔 건 아니니까요. 음악을 할 때는 항상 저 혼자 고민해야 했어요. 지금은 그래도 제가 직원이나 아티스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그게 또 인정을 받으니깐 행복하죠예전에는 음악 해서 뭐하냐고 부모님이 걱정을 많이 하셨거든요. 지금은네가 서른셋까지 참 답도 없었는데 이렇게 될 줄 몰랐다고 나름 뿌듯해 하세요. 제 꿈은 여자친구와 둘이서 행복하게 살고 싶은 게 다예요. 그런데 한곳에 오래 머물고 싶진 않아요. 이 일을 계속하진 않을 거 같아요. 어느 시점이 되면 다른 일을 하고 싶고 다른 곳에서 살고 싶어요. 그동안 열심히 했으니까 또 다른 일도 열심히 해보고 싶은 거예요. 음악 할 때도 정말 열심히 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미련 없이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를 열심히 만들어갈 수 있었고요. 제가 지금 마흔인데 마흔 중반이 되면 또 다른 일을 찾아 여자친구와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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